양아치 말고 레알 조폭 만나본 썰 > 자유게시판

‌90년대 후반 가수가 되고 싶어서 여의도에 있는 모 기획사에 요즘으로 치면 연습생 비스무리하게

몇년간 지냈었던 적이 있는데 소속 가수 공연을 앞두고 기획사에 조폭들이 방문했습니다.. ㅡㅡ;;

기획사 들어간지 얼마 안되서 경험한 일이라 소속사 사장도 좀 무섭게 생기고 해서 사장도 조폭인가..

여차하면 튀어야겠다 하는 생각으로 초긴장 모드로 며칠 지냈었는데 다행히 사장은 아닌거 같더라구요

3명이었는데 한명은 보스 한명은 보디가드 한명은 똘마니 대충 이렇게 보였습니다..

보스가 사장하고 테이블에서 뭐 이러쿵저러쿵 이야기 주고 받고 있는데 나머지 둘은 나이트 기도 마냥

출입문 좌우에 서있다가 화장실을 가는데.. 보스에게 진짜 90도로 인사를 하고 사극에 나오는 내시처럼

뒷걸음질로 나갔다가 들어오면 다시 90도로 인사를 하고 제자리로 돌아가더라구요..

동네 양아치들과는 다른 뭔가 가오가 있어보이기도 하고.. 뭐하러 저렇게까지 하지.. 생각해 봤는데

보스에게 등을 보이는건 배신 행위 같아 보여서 저러나보다 생각했습니다

며칠 지나서 서로 얼굴도 익고 인사는 하면서 지냈는데 보스는 30대 초반 보디가드는 20대 중반

똘마니는 20대 초반이더라구요.. 보디가드가 저랑 동갑이라 말트고 친하게 지내자고 하는데..

절대 말을 트고 지낼 수가 없는 외모였어요.. ㅡㅡ;; 눈빛이 진짜 사냥개처럼 살기로 날카로운 눈이어서..

제가 나중에 친해지면 말트고 당분간은 존대하고 지내자고 했는데.. 

눈 마주치면 너무 무서워서 진짜 제가 지을 수 있는 가장 천진난만한 표정을 늘 지었습니다.. 

난 그대에게 일말의 나쁜 감정도 없다는걸 드러내서 괜히 심기 건드리고 싶지가 않아서요.. ^^;;

나중에 조폭들이 왜 사무실에 드나드는지 알게됐는데.. 90년대 후반만 해도 지금처럼 경비나 보안을

담당해주는 업체가 없어서 가수들 공연할 때 너무 흥분해서 무대에 난입하거나 객석에서 깽판치는

관객들을 조폭들이 경비요원 대신 통제해줬습니다.. 살벌한 눈빛으로 한번 야리면 바로 얌전해지더라구요~

그리고 공연 끝나면 조폭들이 운영하는 룸쌀롱 가서 뒷풀이도 하구요.. 

이렇게 연예기획사랑 조폭들이 인연을 맺어서 연예인 데뷔할 때 현금이 부족하면 조폭들이 현금 지원해주고

그렇게 연예인이 이름 알리면 연예인은 조폭들이 운영하는 나이트나 룸쌀롱 가서 바람 잡아주고 하면서..

서로 상생하는 관계인거 같더라구요..

대학까지 시골 고향에서 다녀서 연예계에 대해 암것도 모르고 환상에만 사로 잡혀서 기획사 들어 갔다가

기획사 돌아가는 시스템이나 현실에 실망하고 세월만 몇년 허송하다가 때려치고 이일저일 닥치는대로

하면서 살다가 지금은 그냥 독거노인으로 고양이 3마리 키우면서 전업투자자를 빙자한 백수로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