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최측근 “핵전쟁 가능”…트럼프, 이란 개입 거절 직후 강경 발언 천금주 기자 천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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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 핵전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단순한 강경 발언을 넘어, 이란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친 현 국제질서의 불안정성을 드러내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교육 마라톤’ 행사에서 “핵전쟁은 불행히도 현실적인 가능성”이라며 “이를 부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역 분쟁이 세계적 충돌로 번질 수 있다”며 현재 상황을 1차 세계대전 전야나 1930년대에 비유했다.
‘지역 분쟁’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이스라엘이 개입한 이란 전쟁과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전쟁’으로 인정하지 않고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부르고 있다. 미국 역시 이란 관련 군사작전에 별도의 작전명을 부여해 사용하고 있다.
이 발언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통해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입장 차를 드러낸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 문제에서 중재 의사를 밝히며 지상전 확대에 반대 입장을 내놨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이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타결의 핵심 쟁점인 이란의 농축 우라늄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나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더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들이 나를 돕기 전에, 나는 당신들의 전쟁을 끝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러시아 권력 핵심으로 꼽히는 메드베데프의 ‘핵 발언’은 단순 경고를 넘어 미국을 향한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는 “미국의 전략핵무기가 우리를 겨냥하고 있고, 우리 핵무기도 미국을 겨누고 있다는 사실이 양국 관계의 근간”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이 부각되는 상황과 관련해 “상황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며 “팝콘을 잔뜩 준비하라”고 비꼬았다. 이어 “미국이 벌이는 불화는 결국 러시아의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유럽연합(EU)을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EU는 수십 년간 쌓아온 것들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며 “러시아와의 충돌에 집착하는 파괴적이고 편협한 세력”이라고 말했다. 1991년 냉전 종식과 소련 해체 결과로 탄생한 러시아는 한때 주요 8개국(G8) 일원으로 서방과 협력 관계를 유지했지만,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
그는 “우리는 서방과의 관계를 장밋빛 시각으로 바라봤지만 환상은 무너졌다”며 러시아 제국 황제 알렉산드르 3세의 “러시아의 동맹은 육군과 해군뿐”이라는 발언을 인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압박과 협상 병행 전략’으로 해석한다. 미국과의 직접 충돌은 피하면서도, 핵전쟁 가능성을 거론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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