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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칩에 있었어”…카지노 내 수상한 자금 흐름 ‘실체’

베팅 없이 칩 사고 환전…FIU가 본 자금세탁 패턴 쪼개기 환전·크로스베팅까지…카지노 거래 흐름 점검 FIU, 카지노 업권 소집…의심거래·내부통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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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U, 카지노업계 ‘자금세탁 의심거래’ 유형 공유… 칩만 사고 환전·쪼개기·크로스베팅 집중 점검

카지노를 찾은 A씨는 게임 테이블 앞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그는 거액의 타행수표로 칩을 구매한 뒤 단 한 번도 베팅하지 않고 곧바로 현금으로 환전했다. 환전 직후 A씨는 카지노 내부에서 대기하던 신원 미상의 제3자에게 현금을 건넸고, 두 사람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사라졌다. 표면상으로는 ‘칩 구매 → 환전’이라는 정상 절차처럼 보이지만, 게임 참여와 무관한 현금화 흐름과 제3자 전달이 결합되며 자금세탁 의심 신호로 분류될 수 있는 장면이다.

또 다른 날, B씨는 칩을 산 뒤 화장실 등 직원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공간으로 이동했다. 잠시 후 제3자가 같은 장소로 들어갔다가 함께 나왔지만, B씨의 게임 기록이나 환전 내역은 남아 있지 않았다. 고액현금거래 보고 기준을 피하기 위해 300만원 미만 금액을 여러 명에게 나눠 환전시키는 방식이나, 같은 테이블에서 승패가 상쇄되도록 교차 베팅을 반복해 칩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행태도 포착됐다.

이처럼 카지노 업권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자금세탁 의심 거래 유형을 공유하고, 업계의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카지노 업계를 직접 불러 간담회를 개최했다.

FIU, 카지노협회서 업계 간담회 개최… 13개 카지노 책임자 참석

FIU는 11일 서울 카지노협회 회의실에서 국내 카지노 업권 관계자를 대상으로 ‘카지노 업권 자금세탁방지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FIU 제도운영과장을 비롯해 카지노협회 관계자와 13개 카지노의 자금세탁방지 책임자가 참석했다.

FIU는 카지노 산업이 고액 현금 거래가 빈번하고, 칩 구매·환전 등 다양한 자금 이동이 이뤄지는 구조적 특성상 자금세탁에 취약한 업권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간담회에서 실제 현장에서 확인된 의심거래 유형을 중심으로 보고 체계의 실무 유의사항과 제재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거래 자체’보다 ‘비정상적 흐름’에 주목… 칩만 사고 환전·제3자 접촉 등 경고

FIU가 특히 강조한 부분은 ‘거래의 형태’ 그 자체보다도, 게임 참여 여부와 무관하게 나타나는 비정상적 거래 흐름이다. 예컨대 게임을 거의 하지 않거나 전혀 하지 않으면서 칩을 구매한 뒤 즉시 환전하는 패턴, 여러 명을 동원해 금액을 쪼개 환전하는 패턴, 관찰이 어려운 장소에서 제3자와 접촉하는 패턴, 형식적인 베팅을 반복하는 크로스베팅 등은 내부통제상 중점 점검 대상으로 제시됐다.

“거래 자체의 겉모습보다 게임 참여 여부와 무관한 칩 구매·환전, 금액 쪼개기, 제3자 접촉, 크로스베팅 등 ‘비정상적 거래 흐름’을 중점 점검해야 합니다.”

FIU는 이러한 점검 포인트를 공유함으로써 각 카지노가 내부통제 취약점을 스스로 점검하고, 유사 사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설명이다. 즉, ‘정상 절차를 가장한 거래’가 반복될 때 내부 감시·기록·보고 체계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의미다.

STR·CTR 실효성 강화 필요… 법 개정 추진 및 국제 기준 이행도 당부

FIU는 의심거래보고(STR)와 고액현금거래보고(CTR)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거래내역 보존과 보고 의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중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을 추진해 제도적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카지노 업권의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전반적으로 정비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국제 기준 이행 필요성도 재차 강조됐다. FIU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카지노를 포함한 특정 비금융사업자에게도 금융기관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요구하고 있다며, 업권 스스로 위험을 식별·평가하는 ‘위험 기반 접근(Risk-Based Approach)’을 충실히 적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FIU 관계자는 “카지노 업권은 자금세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형식적인 제도 운영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의심거래를 탐지·보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거래내역의 체계적 관리와 보고 의무 이행에 각별히 힘써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간담회가 국제 기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카지노 업권 전반의 자금세탁방지 대응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FIU는 앞으로도 카지노 업권을 포함한 다양한 비금융 업권과의 소통을 이어가며, 현장 중심의 안내와 교육을 통해 자금세탁방지 제도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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