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카지노 지도가 바뀐다
오사카 IR 착공, 한국이 선택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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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역대 최대 실적' K-카지노... 2030년 오사카 IR '블랙홀' 직면, 생존 전략은?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산업이 2025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은 전년 대비 21.6% 증가한 2조 2,640억 원, 입장객은 18.7% 늘어난 349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방문객 증가가 아닌, K-컬처와 복합리조트(IR)를 결합한 '체류형 관광'으로의 체질 개선이 이뤄낸 성과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축배를 들기 이르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030년 가을 개장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간 일본 'MGM 오사카 통합리조트(IR)'가 동북아 카지노 시장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거대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테이블이 아닌 '복합리조트'가 승패 갈랐다... 실적 양극화 뚜렷
지난해 실적의 가장 큰 특징은 '카지노 영업장' 단일 모델의 한계와 '복합리조트' 모델의 압승이다. 업계 1위 파라다이스는 카지노 매출 9,005억 원을 포함해 전체 매출 1조 1,499억 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3,000여 점의 아트워크와 연 12회 페스티벌을 무기로 한 '뮤캉스' 전략이 통했다.
제주 드림타워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의 약진도 눈부시다. 카지노 매출은 전년 대비 61.8% 급증한 4,767억 원을 기록하며 공기업 GKL(4,253억 원)을 사상 처음으로 추월했다. 1,600실 규모의 올스위트 객실이라는 하드웨어와, 중일 관계 악화로 일본 대신 제주를 택한 중국 VIP의 쏠림 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인스파이어 리조트 역시 1만 5,000석 규모 아레나의 집객 효과를 톡톡히 보며 카지노 매출이 147.6% 급증한 2,672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GKL은 강남·용산·부산 영업장 모두 임차 형태로 운영되는 구조적 한계 탓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수영장이나 쇼핑몰 등 비게이밍 인프라가 전무해 가족 동반 VIP 고객을 유치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고, 결국 창사 20년 만에 자체 리조트 확보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2030년 판도 바꿀 오사카 IR... '독점 딜레마' 빠진 강원랜드 직격탄 우려
현재의 호황은 '한일령' 등 지정학적 반사이익에 기댄 측면이 크다. 2030년 문을 여는 MGM 오사카는 총투자 규모 11조 8,000억 원에 전체 면적의 97%를 비게이밍 시설로 채우는 매머드급 프로젝트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인천, 제주의 아시아 VIP 고객층을 대거 흡수할 가능성이 높으며,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일본 카지노 특성상 한국의 프리미엄 레저 수요까지 이탈할 수 있다.
가장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내국인 독점 카지노인 강원랜드다. 접근성이 취약한 정선 대신, 저가 항공으로 2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오사카를 선택하는 내국인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강원랜드는 3조 원 규모의 'K-HIT 마스터플랜'을 가동 중이지만, 규제 완화 없이는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문가 진단: 정책 프레임 전환과 K-소프트 파워 중심의 '코페티션'
업계 전문가들은 오사카 IR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기원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 회장은 카지노를 사행산업으로 묶어두는 낡은 정책 프레임을 지적하며, "일본의 카지노관리위원회처럼 독립된 전문 감독기구를 설치하고 전후방 연계 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GM 최유정 세일즈 컨설턴트는 규모의 경쟁 대신 한국만의 무기를 주문했다. 그는 "한국은 K-Pop, K-뷰티, 웰니스 등 강력한 소프트 파워를 활용한 초격차 상품에 집중해야 한다"며, "오사카의 성장을 기폭제 삼아 글로벌 여행객들이 한국과 오사카를 함께 방문하는 '듀얼 데스티네이션(Dual Destination)' 즉, 협력적 경쟁(Co-petition)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복합리조트 진화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어낸 K-카지노. 하지만 2030년 거대한 블랙홀의 등장이 예고된 지금, 규제 혁신과 독보적인 K-콘텐츠 개발만이 거센 파도를 넘을 유일한 해법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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