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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선 '예금 21억' 있어야 내국인 카지노 입장… 합법화 대신 문턱 높여

복합 엔터 단지 내 카지노 운영안 내각 통과 법안 통과시 관광객 10%, 세수 1400억 원↑ 외국인은 입장 무료, 현지인 예금 증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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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태국 방콕 정부청사 앞에서 정부의 카지노 합법화 추진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팻말을 들고 있다.



동남아시아 관광대국 태국이 카지노 합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도박 중독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등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는 반대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28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 내각은 전날 관광 산업과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카지노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공식 통과시켰다. 조만간 하원에서 본격적인 심의와 표결 절차를 거치게 된다.


정부 법안에는 호텔, 쇼핑몰, 컨벤션홀, 테마파크 등이 있는 복합단지에서 카지노를 운영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단지가 들어서면 외국인 관광객이 최대 10% 늘어날 것"이라며 카지노를 통해 약 32억6,000만 밧(약 1,409억 원)의 세수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패통탄 친나왓(가운데) 태국 총리가 27일 방콕 청부 청사에서 내각 회의를 주재한 뒤 카지노 합법화 승인 소식을 알리고 있다.
 


태국에서는 국가가 운영하는 경마와 복권을 제외한 도박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음지에서는 불법 도박이 만연하고, 이로 인한 중독이 사회문제가 돼 왔다. 지난해 말 글로벌 투자은행(IB) 시티그룹은 보고서에서 “(카지노 합법화 시) 태국에서 20세 이상 인구의 절반 정도가 카지노 참여자(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 듯 태국 정부는 내국인 참여 문턱을 대폭 높이기로 했다. 만 20세 이상 외국인에게는 무료로 개방하는 대신 태국인에게는 입장료 5,000밧(약 21만 원)이 부과된다. 내국인이 들어가려면 최근 6개월간 은행 예금 최소 5,000만 밧(약 21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거래 내역서도 보여줘야 한다. 지난해 태국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7,300달러(약 1,07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일반인은 엄두조차 못 내는 금액이다.


태국이 도박 산업 문호를 열기로 한 것은 관광 활성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태국은 관광 산업이 직·간접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한다. 현지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 산업 회복을 위해 △대마 비(非)범죄화 △비자 면제 △주류 금지 시간 축소 등 다양한 정책을 내고 있다.


이에 더해 카지노 합법화까지 추진하자,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그룹, MGM 리조트인터내셔널, 라스베이거스 샌즈 등 세계적 카지노 기업들이 태국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당장 태국 내에서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 이날 내각 발표 이후 정부 청사 앞에서는 시민사회 단체 관계자 수백 명이 모여 카지노 합법화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석한 시민 피칫 차이몽콜은 방콕포스트에 “정부가 악습을 조장하며 시민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도록 유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1월 태국 국립개발행정연구원(NIDA)이 만 18세 이상 국민 1,3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10명 중 6명(59.2%)이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오락단지 건설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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